
한국 영화사에서 '액션'이라는 장르를 가장 뚜렷하고도 일관된 언어로 풀어낸 감독을 꼽자면, 많은 이들이 류승완 감독을 언급할 것입니다. 그의 데뷔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는 당시로선 충격적인 방식으로 등장했고, 이후 ‘주먹이 운다’, ‘부당거래’, ‘베테랑’을 거쳐 ‘모가디슈’(2021)에 이르기까지, 그는 매 작품마다 변화하고 도전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뼈대를 유지해왔습니다.그렇다면, 2000년에 등장한 ‘젊은 패기’의 감독 류승완과 2020년대에 세계적인 시선으로 영화를 만드는 ‘거장’ 류승완 사이에는 어떤 점들이 달라졌고, 또 어떤 부분은 여전히 동일할까요? 이 글에서는 그의 데뷔작과 최신작을 중심으로 스타일, 주제, 연출 태도, 산업적 포지션까지 다각도로 비교해봅니다.1. ‘죽거나 혹..

자극적인 콘텐츠가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슬래셔, 고어, 범죄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자극적인 영화와 시리즈가 넘쳐나고, 왠만한 장면에도 놀라지 않는 관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도 “이건 좀...”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2008년 프랑스산 호러 영화 ‘마터스(Martyrs)’입니다. 단순한 고어,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육체와 정신,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잔혹한 체험. 이 글에서는 왜 자극에 내성이 생긴 관객에게도 ‘마터스’가 충격을 주는지, 그리고 그 충격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깊이 있게 다루어보려 합니다.마터스의 시작: 고통과 복수,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마터스’는 루시라는 한 소녀가 어딘가에 감금되어 고문을 당하다 탈출하면서 ..

“반전영화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이라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식스센스(The Sixth Sense)’와 ‘스켈리톤 키(The Skeleton Key)’를 언급합니다. 두 작품 모두 관객을 완벽하게 속이며, 마지막 순간 뒤통수를 강하게 치는 반전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반전의 방식, 감정의 여운, 구성의 밀도는 서로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두 영화의 반전 스타일을 비교하며, 어떤 방식이 더 강렬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반전영화 마니아라면 꼭 한 번 생각해볼 만한 주제입니다.식스센스: 감정의 반전과 서사의 완성도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1999)는 반전영화의 고전으로, 지금도 많은 반전영화의 비교 기준이 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I see dead people”이라는 유명한 대사..

‘쏘우(SAW)’ 시리즈는 2004년 첫 편이 개봉된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고어 스릴러 영화입니다. 단순히 잔인한 트랩 영화로만 알려졌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 시리즈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미국에서 쏘우가 컬트 클래식으로 발전했는지, 그 배경과 요인을 장르적, 사회적, 심리적 측면에서 분석해봅니다.1. 고어를 넘은 서사 구조: 미국 대중문화와의 접점쏘우 시리즈는 헐리우드 공포영화 중 드물게, 복잡한 스토리라인과 반전 서사를 동시에 갖춘 작품입니다.직쏘(Jigsaw)라는 살인자는 직접 살인을 하지 않고, “게임”이라는 형태로 사람들에게 극한의 선택을 요구합니다. 미국 관객에게 이 설정은 단순한 공포를 넘어서, 자유의지와 도덕에 관한 ..

재난영화는 단순한 장르적 오락을 넘어, 사회가 재난과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문화적 거울이 됩니다. 특히 할리우드와 한국의 재난영화는 표현 방식, 주제의식, 서사 구조, 그리고 현실 반영도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할리우드는 전 지구적인 재앙과 압도적인 시각 효과를 통해 대재난을 상상하며, 국가와 영웅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반면, 한국 재난영화는 비교적 일상적이면서도 현실에 기반한 재난을 통해 평범한 시민의 시선에서 사회의 문제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이 글에서는 할리우드와 한국 재난영화의 주요 특징과 차이점을 다각도로 비교해 봅니다.할리우드 재난영화: 스펙터클과 글로벌 위기할리우드 재난영화는 대부분 거대한 자연재해나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전지구적 사건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감독이 있습니다. 바로 홍상수 감독입니다. 반복되는 일상과 즉흥적인 대사, 흑백 화면과 술자리 대화로 상징되는 그의 영화는 국내에서는 “어렵다”, “지루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프랑스에서는 깊이 있는 철학적 시선과 미니멀리즘의 미학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프랑스에서 홍상수 영화가 더 사랑받는지, 그 이유를 문화적, 영화적 시각에서 분석해보겠습니다.프랑스 관객이 본 홍상수: 낯설지 않은 철학과 일상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예술 영화와 작가주의 영화에 대한 존중이 깊은 나라입니다. 장 뤽 고다르, 에릭 로메르, 프랑수아 트뤼포 등 ‘누벨바그’를 이끈 감독들이 그랬듯, 감독의 시선이 강하게 투영된 영화, 즉 ‘감독의 영화’가 프랑스에서는 주요 장르 중 하나로..